Jun 3, 2012

아침에 눈을 뜨니 이스탄불이다. 신기했다.
사이메는 아침 식사와 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침 식사 준비 중인 Saime



아침 식사.. 역시 같은 식단이다



동네의 큰 고가도로


 오늘은 사이메와 이스탄불에서 유명한 지역인 술탄아흐멧[Sultanahmet]을 가기로 했다. 술탄아흐멧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걸작 건축물인 아야소피아[Ayasofya] 성당과 블루모스크[Blue mosque]가 있는 곳이다.
버스 타러 가는 길. 이국적인 풍경이 아직 적응되지 않아 신기하고 낯설게 느껴졌다.
버스를 기다리며


 버스에 사람이 많았다. 가는 내내 서서 갔는데, 중간 중간 차가 막혀서 30~4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에미뇨뉴[Eminönü]라는 곳에서 버스에서 내렸다. 멀리 보이는 갈라타 타워[Galata tower], 다시 한 번 이스탄불에 있음을 실감했다.

멀리 보이는 갈라타 타워






 술탄아흐멧까지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걸어가는 게 구경하기 좋다는 사이메의 추천으로 술탄아흐멧까진 걸어가기로 했다. 아직 이국적인 거리의 모습이 익숙하지가 않아 사진을 찍으면서 이동했다.


Istanbul, Turkey



터키의 버거킹










우리나라엔 없는 트램[Tram] 트램이 지나갈 때마다 피해야했다.





















건물이 고풍스러워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소년원이라고 했던 건물










 사실 에미뇨늄에서 술탄아흐멧까지는 트램을 타고 이동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걸어가더라도 더 빠른 길로 갈 수도 있는데, 사이메가 일부러 예쁜 곳을 보여준다고 조금 돌아가는 길로 갔다. 좁은 오르막길이었는데, 길가에 예쁜 레스토랑과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있었다.


레스토랑 밖에서 사진 찍고 있었는데 메니저가 안에 들어와서 사진 찍으라고 했다













가정집 같이 보이는 것들은 다 호텔이라 한다. 특히 그 중엔, 스페인 여왕이 며칠 묵었던 호텔도 있었다. 겉보기엔 가정집 같지만, 다들 좋은 호텔들이라 한다.








스페인 여왕이 3일 머물렀던 곳






호텔 앞 기념 사진







AyaSofya, Sultanahmet, Istanbul, Turkey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가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큰 규모에 놀랐다.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다보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그 옆으론 톱카프[Topkapı] 궁전의 외벽과, 궁전의 정문인 황제의 문이 보였다.

Topkapı palace, Sultanahmet, Istanbul, Turkey







AyaSofya, Sultanahmet, Istanbul, Turkey







Blue mosque, Sultanahmet, Istanbul, Turkey







Blue mosque, Sultanahmet, Istanbul, Turkey







Blue mosque, Sultanahmet, Istanbul, Turkey







Blue mosque, Sultanahmet, Istanbul, Turkey







Blue mosque, Sultanahmet, Istanbul, Turkey







Blue mosque, Sultanahmet, Istanbul, Turkey


 블루모스크는 현재도 계속 사원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기도하러 온 이슬람교인들도 많았다. 모스크 외벽에서 기도 전에 깨끗이 씻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Blue mosque, Sultanahmet, Istanbul, Turkey


 블루모스크에서 사이메의 친구 엔긴[Engin]을 만났다. 오늘 함께 어울리기로 했단다. 같이 얘기를 나누며 금새 친해졌다. 축구와 그림 그리기, 춤을 좋아한단다. 터키어 표현 재미난 것들을 나에게 가르쳐주었다.

Blue mosque, Sultanahmet, Istanbul, Turkey







Blue mosque, Sultanahmet, Istanbul, Turkey


 블루모스크랑 아야소피아 성당엔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었다. 이렇게 더운 땡볕 아래서 몇 시간 서서 기다릴 순 없었다. 아마 일요일이라 사람이 더 많겠거니 생각하고 다음에 평일에 다시 오리란 생각에 입장하진 않고 그냥 돌아가자 했다. 엔긴이 자기 생각도 같다며 기뻐했다.

Sultanahmet, Istanbul, Turkey







AyaSofya, Sultanahmet, Istanbul, Turkey







AyaSofya, Sultanahmet, Istanbul, Turkey







Sultanahmet, Istanbul, Turkey







Yerebatan Sarayı, Sultanahmet, Istanbul, Turkey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 하나도 구경하지 않는 대신에, 옛날에 지하 저수조로 쓰였다는 예레바탄 사라이[Yerebatan Sarayı]를 구경했다. 지하로 들어가니 밖엔 엄청 더웠는데 지하 저장고는 서늘할 정도로 시원했다. 마치 지하에 성을 하나 만들어 놓은 듯한 규모에 놀라고, 단순한 물저장고임에도 아름답게 만들어 놓아서 놀랐다. 이 거대한 규모와 아름다움 때문에 이 지하 저수조는 지하 궁전이라 불린단다. 여기를 물로 채웠었다니, 물 저장 용량이 엄청났을 것이다.

Yerebatan Sarayı, Sultanahmet, Istanbul, Turkey







Yerebatan Sarayı, Sultanahmet, Istanbul, Turkey






Yerebatan Sarayı, Sultanahmet, Istanbul, Turkey







Yerebatan Sarayı, Sultanahmet, Istanbul, Turkey







Yerebatan Sarayı, Sultanahmet, Istanbul, Turkey







Yerebatan Sarayı, Sultanahmet, Istanbul, Turkey


 수백 개의 기둥 중에 매두사의 머리가 받치고 있는 기둥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옆으로 뉘여있고, 하나는 상하 뒤집어져 있는데, 정확한 이유에 대해선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Yerebatan Sarayı, Sultanahmet, Istanbul, Turkey







Yerebatan Sarayı, Sultanahmet, Istanbul, Turkey


 지하궁전에서 나와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엔긴은 저녁에 축구 시합이 있다며 가보아야한다 했다.

Sultanahmet, Istanbul, Turkey







Sultanahmet, Istanbul, Turkey







Istanbul, Turkey







Engin과 함께 사진
















Istanbul, Turkey







Istanbul, Turkey



 엔긴을 보내고, 사이메는 내일 시험이 있어서 일찍 들어가서 공부를 해야한다며, 밖에 구경하고 싶으면 더 구경하다가 오라고 했다. 날씨도 덥고 일요일이라 사람도 많아서, 어차피 여기 하루이틀 있을 것도 아니니 나중에 여유있게 구경할 거란 생각에, 그냥 같이 집에 가자고 했다.


Istanbul, Turkey



 집에 가는 동안에 버스에 앉아서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다. 종교, 문화부터 시작해서 철학적인 얘기까지 나누었는데, 특히 가치관에 있어서 매우 같은 견해를 갖고 있음에 서로 놀라며 반가워했다. 대한민국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물리적으로나 사회적, 종교적으로 등 매우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과 이렇게까지 깊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대뜸 사이메가 나의 별자리를 물었다. 나는 물병자리라 했더니 자기는 전갈자리라고 했다. 사이메는 사람의 별자리에 따른 성격을 믿었다. 사실 나도 어느 정도는 동의하는 구석이 있다. 왜냐하면 출생월일에 기초하는 것이 사주팔자와 비슷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Istanbul, Turkey








 어느덧 동네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동네 꼬마애들이 나를 보고는 신이 났다. 영어로 나에게 막 소리친다.
 "Hi~!", "How are you~!"


 내가 손을 흔들며 답례해주자 다들 좋아한다. 내가 사진을 찍으려니까 찍지말라며 다들 부끄러 도망간다.


 내가 그럼 우리 같이 찍자니까 부끄러워할 땐 언제고 다들 좋아라 붙는다.


Kağıthane, Istanbul, Turkey






 집에 들어가는 길, 사이메가 가게에서 수박을 사가자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좋은 수박 고를 때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 내가 수박을 손으로 두드려 고른다니까 자기들이랑 똑같다며 신기해했다.

 수박 계산하는 모습을 사진을 찍는데, 가게 아저씨가 수박을 건내는 현장을 찍으라며 포즈를 취해줬다. 한 손으로 들고 있기 힘드니까 빨리 찍으라며 재촉했다.








 집에서 조금 쉬다가, 밤에는 톨가[Tolga]의 집에 놀러갔다. 톨가는 사이메, 할리메의 이웃이다. 집에 오는 길에 산 수박을 깎아서 가져갔다.




 톨가는 아주 유쾌하고 유머 감각이 뛰어났다. 특히 웃을 땐 어찌나 호탕하게 웃는지 집이 무너질 것 같았다.




 남자 혼자 사는데 집을 예쁘게 잘 꾸며 놓았다. 톨가가 나에게 술 좋아하냐 묻는다. 내가 술을 마다할 리가 없지, 당연 좋아한다 했더니 좋아하며 터키 맥주를 권했다. 자신은 영어를 잘 못 하는데, 술을 마실 수록 영어를 잘 한다고 했다.




 톨가가 집 열쇠를 나에게 주면서, 이스탄불에 머무는 동안 내 집처럼 마음대로 드나들고 쓰란다. 믿기지가 않았다.












 톨가가 영어를 잘 못해서 말은 잘 안 통했는데, 술이 점점 들어갈 수록 친해졌다. 둘이서 맥주 여섯 캔을 마시고 나니, 톨가가 터키 전통술을 제안했다. 엄청 독한 술이라며 마실 의향이 있냐고 묻길래 좋다고 했더니 좋아라 부엌으로 달려가서 술잔과 술병을 들고 왔다.

 술 이름은 까먹었다. 무색의 투명한 술이었는데, 뭔가를 섞으니 하얗게 변했다. 내가 한 번에 원샷하려 하니까 독하다고 조금씩 마시란다.




 웃고 떠들며 우리는 형제라고 "Kardeş", "Brother"를 외치며 술을 마셨다. 카르데쉬[Kardeş]는 터키어로 형제를 뜻한다.

사이메와 할리메는 시끄럽다며, 술 취한 남자들이랑 못 있겠다며 집으로 갔다.



둘이서 술을 먹다 어찌 태권도 얘기가 나왔는데, 톨가는 태권도를 비롯해서 무술 몇 가지를 배운 적이 있단다. 나도 어릴 때 태권도를 배웠다고 말하니, 자기한테 한 번 발차기를 해보란다.

 술 먹다가 난데 없이 집에서 무술 대련을 하게 되었다. 톨가에게 옆차기를 차니, 손으로 방어를 했다. 톨가는 나의 발차기에 놀라고 나는 톨가의 방어에 놀랐다. 서로 놀라며 또 즐거워했다.
 톨가가 자신의 삼촌이 태권도를 비롯해 각종 무술을 섭렵하여 현재 필리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관련 영상과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그러다 곧 피곤해진 우리는 이만 자자고 했다. 톨가가 자신은 거실 소파에서 잘테니 나는 자신의 침대에서 자라고 했다. 내가 손님인데 어찌 그럴 수 있냐고, 내가 거실에서 잔다고 했고, 서로 소파에서 자겠다하며 합의가 안 되자, 간단한 게임을 했고, 톨가의 승리로 톨가가 원하는대로 나는 톨가의 방에서, 톨가는 거실의 소파에서 자기로 했다.

 불을 끄고 10초도 안 되어 거실에서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이스탄불에서 또 하루를 보내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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