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4, 2012


 어제의 술 때문인지 늦잠을 잤다. 톨가 또한 오후에 출근을 한다며 늦잠을 잤다.



 톨가의 늦은 아침 요리로 하루를 시작하였다. 요리를 제법 잘 한다. 남자라서 그런지 고기 위주 식단이었다.




 식사를 시작하려는데 사이메와 그녀의 대학교 친구가 놀러왔다.




 함께 식사를 마치고, 사이메와 그녀의 친구와 함께 동네 근처에 있는 미니아투르크[Miniaturk]를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터키의 명소들을 작게 만들어 모아 놓은 공원이라는데, 자기들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좋다고 같이 가자고 했는데, 유료 입장이란다. 돈이 없어서 주저하니 톨가가 돈을 주며 다녀오라고 했다.

Miniaturk로 걸어가는 길


 입장료는 한화로 약 8,000원 정도 했다. 사이메가 나중에 꼭 톨가에게 갚으라고 얘기했다.

Kağıthane, Istanbul, Turkey


 대략 15~20분 정도 걸어서 도착했다. 입장 티켓을 끊고 안으로 들어가니 마치 소인국에 온 거 같은 기분이었다. 

Miniaturk, Kağıthane, Istanbul, Turkey


 터키의 전국의 명소들이 작은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사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교하진 않았다. 하지만 터키에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총체적으로 볼 수 있었고, 직접 가서 보고 싶은 곳들을 알게 되었다. 사이메와 그녀의 친구는 신기하고 재밌게 본 거 같았다. 
 모형들 앞에는 입장티켓의 바코드를 갖다대면 스피커로 설명이 나오는 기계들이 각각 설치되어 있었는데, 내가 티켓을 갖다대자 터키어로 설명이 나왔다. 사이메가 외국인 입장 티켓은 영어로 설명이 나와야 한다며, 관리인을 찾아가 티켓을 바꿔 주었다.
 그 이후 구경하는 모든 모형마다 사이메와 그녀의 친구가 권유해서 모든 설명을 들어야했다. 솔직히 다 듣고 싶진 않았는데, 그들의 친절함과 성의가 고마워서 모두 다 들었다. 재밌었던 건 영어 음성 설명 또한 터키인의 음성을 녹음한 거라, 터키 영어 악센트였다.

Miniaturk, Kağıthane, Istanbul, Turkey


 그늘 한 곳 없는 땡볕 아래서 구경을 마치고 나가는 길, 역시 여느 관광시설과 마찬가지로 출구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었다. 그나마 기념품 가게는 에어컨 덕분에 시원해서 구경하며 쉴 수 있었다. 아무래도 상술인 것 같았다. 이것저것 구경하는데 사이메의 친구가 기념품 하나를 계산한다. 흥미있게 구경하더니 결국 기념품까지 사는구나 생각했는데, 포장을 하더니 나한테 선물이라고 줬다. 순간 고마우면서 미안한 마음이 교차했다.

외국인용 티켓과 안내 팜플렛, 그리고 선물 받은 기념품







Kağıthane, Istanbul, Turkey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날이 밝아서 몰랐는데 어느덧 저녁시간이었다.

Kağıthane, Istanbul, Turkey


 연날리기를 즐기는 아이들. 나에게 손을 흔들며 반겼다.

Kağıthane, Istanbul, Turkey







Kağıthane, Istanbul, Turkey


 집에 도착해서 쉬면서, 오늘의 감사의 뜻으로 기타 연주와 한국 노래를 들려주겠다고 했다. 방에 들어가 오랜만에 기타 가방을 열어 기타를 꺼내려 보니까 기타 목이 부러져 있었다. 이럴수가. 일부러 기타줄까지 모두 느슨하게 풀어놨는데도 이렇게 부러지다니, 도대체 항공사에서 화물을 어떻게 다루는 건지... 무전여행 동안에 길거리 공연으로 버스비 정도라도 벌면서 이동하려고 계획했었는데,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

 톨가가 퇴근을 했다고 하여, 톨가네 집에 가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스파게티 같은데 면이 엄청 굵고, 향신료가 들어간 것이 뭔가 터키 냄새가 났다.


 식사를 마치고 대화를 나누다 밤이 되어 사이메와 사이메의 친구는 떠나고 톨가와 나 둘만 남았다. 내가 설거지를 해주니 좋은 동생이라며 톨가가 좋아했다.




 좋은 시청각 기기를 갖고 있던 톨가는 알고보니 영화를 좋아했다. 나 또한 영화를 좋아한다며 내 외장하드디스크에 소장하고 있는 영화 파일들을 보여주니 몇 개를 복사해갔다.




 영화 얘기를 나누다 내가 재밌게 본 영화 중 하나인 스내치[Snatch]란 영화에 대해 얘기가 나왔는데, 잠시 기다리라더니 방에 들어가선 티셔츠 하나를 갖고 나왔다. 티셔츠에는 영화 스내치의 포스터가 인쇄되어 있었다.

내가 티셔츠와 함께 기념사진 찍자고 하니, 축구 선수가 된 기분이라며 농담을 하던 Tolga


 톨과와 영화, 음악 그리고 한국과 터키의 나이트 클럽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다. 어제는 내가 침대에서 잤으니 오늘은 내가 소파에서 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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